2007. 3. 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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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책을 좀 읽으려다가 '여유'라는 제목의 '녹차 티백'사진을 하나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차에서 고이 잠자고 있는 50mm렌즈를 가지러 비바람(?)을 뚫고 다녀왔다.
막상 찍고보니 구도도... 뭐도 아닌 이상한 사진...
여유로움은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군

일기예보에서 온다던 비가 낮까지 너무나 감질맛나게 와서 슬몃 일기예보를 탓하려고 했더니
저녁이 다가오면서 슬슬 제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바람부는 소리도 들리고 빗소리도
추적추적 슬슬 분위기를 맞춰주는 것이 괜찮다.

밖에서야 비내리고 바람부니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지만 안에서는 문 열어 놓고 있으니
되려 시원하고 기분만 깔끔하다.
좋다.
이런 느낌...

억지로 글로 중언부언하느니 그냥 조용히 느끼고 있어야겠다.
Posted by 풍경소리
2007. 2. 26. 23:35
'주말에 뭐했어?'
'주말에 무얼 하든지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다 부질 없죠'
'엥?'
'이걸하고 저걸 해봐야 결국 여자를 만나지 않는 이상 그게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ㅋ'
........

회사에선 이런 대화를 나눈다.
사실 저기서 '여자'란 단어를 굳이 집어넣은 이유는 대화를 피하기 위해서였고...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는 본심에 가깝다고나 할까?

슬럼프 기간인지라, 별로 의미를 못찾겠다. 이런 행동을 해도 저런 행동을 해도.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고 딱히 내 마음으로 와 닿는 어떤 '의미'란 느낌을 받지를 못하고 있다.

회사는 회사라서 재미 없고, 일은 쌓여만 가고, 비전이란 그저 사전에나 존재하는 단어 같고...
주말은 심심하고, 이것저것 해 보지만 그냥 그럴 뿐.

변화가 필요한 기간이긴 하다.
Posted by 풍경소리
2007. 2. 21. 21:35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어쩔 줄 몰라했던 일은....
바로 , 명절에 듣기 싫은 말 설문조사 1~2위를 다투는 그 말을 나도 들었다는 것이 아닐까?..

'올핸 장가 가야지~'

헉스...--a
전혀, 전혀전혀.. 고려치 않았던 말인데,
진짜 들으니 정말 당황스럽고 대처할 말이 생각이 아니났다.

장난도 아니고,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 더더욱...

진짜 장가가도 될 때가 되어버린 거구나..

방년 28세.
Posted by 풍경소리
척박한 환경은 거기서 살아가는 생명도 척박하게 만든다.
화성을 떠나는 것을 일단 포기했지만...
덕분에-덕분에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따로 발생한 사건일 수 있지만- 상당히 뭐랄까 허한 기분이 든다.

어디 나가기도 쉽지 않고... 누군가 만날 일조차 별로 없다.
회사와 기숙사를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삶은 활력이 빠져있다.

오래 살아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나 둘 갖춰보려고 하지만,
이조차도 그리 녹록치도 편하지도 않다.

지난 주말에는 TV를 가져왔다.
예전 낙성대에 살 때 쓰던 녀석을 일년 반만에 창고에서 꺼내서 차로 여기로 가져왔다.
유선 케이블을 옥션에서 사서 연결하고....
TV둘 곳을 찾아 방을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었지만.. 방이 너무 좁다.
지금 이 상태에서 공간을 차지하는 무언가를 더 넣기엔 머리를 싸매도 깔끔한 레이아웃이 나오지 않는 그런 상태.
억지로 TV를 구겨넣고 칼라박스를 하나 빼긴 했지만.. 역시나 태가 나지 않는다.

음악을 들어보겠다고 성열이형한테 안쓰는 미니컴포넌트를 싸게 업어왔다.
막상 ..... 설치하려고하니 역시나 놓을 곳이 없다.
그저 컴퓨터 스피커를 치우고 그 자리에 겨우 비집고 녀석들을 넣었다.
기쁜 마음으로 라디오 주파수를 맞췄더니.... 영 답이 없다. 라디오는 꽝..
시디는... 정품 시디도 50%정도밖에 읽지를 못한다.
컴퓨터 스피커 그 이상을 바라기는 힘든 상태.

빌려온 책마저 게으름에 지쳐 읽지 못하고.....
공간이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어찌어찌라도 오디오 하나를 더 사보려고 매일 옥션을 뒤지고 있다.
정작 내가 부족하다고 ,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오디오가 아닐텐데....

그저 밝지 못한 요즈음의 기분을
그리 필요하지는 않은 그 무언가를 구매함으로써 억지로 채워보려는 그런 형국이다.
당장 주말부터 설 연휴인데,
명절이라는 생각은 전혀 없고 그저 착 가라앉은 느낌만이 점점 짙어질 뿐이다..

에휴...
Posted by 풍경소리
2007. 2. 12. 22:51
여덟시 출근.
열시 퇴근.
딱 열 네시간.
쉽진 않다.

특히나 이 생활이 계속된다면.
Posted by 풍경소리